2009년 9월 23일 수요일

박물관 100년 특별전 대표유물 [1] 천마도(天馬圖)장니

박물관 100년 특별전 대표유물

국립중앙박물관·조선일보 공동기획

[출처] [한국문화, 그 찬란한 기억 ]

 

[1] 천마도(天馬圖)장니

불뿜는 백마의 비상(飛上)… 비상(飛上)하는 신라의 꿈

한국 박물관의 역사는 1909년 순종이 세운 창경궁 제실박물관(帝室博物館)에서 시작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9월 28일부터 11월 8일까지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특별전》을 열고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국 유물 120여점을 전시할 예정이다. 조선일보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공동기획으로 이 특별전에 선보일 대표 유물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연재한다. 찬란한 우리 문화를 증언하는 명작들을 최고 전문가의 소개로 미리 만나본다.
 
 
[1] 천마도(天馬圖)장니
1973년 8월 23일 무더위가 막바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경주의 한 무덤에서 천마도(天馬圖)가 그려져 있는 신라시대 유물이 출토됐다. 땅속에서 자그마치 1500여년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 우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유물은 장니(障泥), 즉 '말다래'였다. 말을 탄 사람의 옷에 흙이 튀지 않도록 가죽 등으로 만들어 말의 배 양쪽에 늘어뜨리는 승마의 부속 물건이다.
가로 75㎝, 세로 53㎝, 두께 6㎜ 자작나무 판에 그린 천마도장니. 중앙에 흰색으로 천마가 그려져 있고, 테두리는 흰색·붉은색·갈색·검은색의 덩굴무늬로 장식돼 있다. 천마는 꼬리를 세우고 하늘을 달리는 모습으로, 다리 앞뒤에 고리 모양의 돌기가 나와 있으며 혀를 내밀었다. 피장자의 승천(昇天)을 기원해 무덤에 흰색의 천마를 그려 넣었을 것으로 짐작된다./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이 무덤이 발굴된 동기는 1971년 청와대에서 마련한 '경주 관광개발 10개년 계획'인데 경주 시내에 있는 신라시대 무덤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소위 98호 고분을 발굴하여 그 내부를 보여줘 관광자원으로 삼고자 한 것이다. 그런데 큰 난관에 부딪혔다. 광복 후 당시까지만 해도 우리 손으로 거대한 신라무덤을 발굴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같은 시대에 만들어진 보다 작은 무덤을 시험적으로 발굴조사하여 얻어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원래 의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 것이다.
이 말다래에 그려진 천마 그림이 발견될 당시 하마터면 영원히 사라질 뻔했다. 그림이 그려진 바탕은 자작나무 껍질로 그 위에 바로 하늘을 날고 있는 말을 채색으로 그렸다. 유기물질로 만든 물건은 오랜 세월 땅속에 있게 되면 대부분 썩어 없어진다. 우연히 썩지 않고 발견돼도 햇볕과 공기를 쐬면 색이 바로 바래고 비단이나 천 같은 섬유물질은 재로 변해버린다. 그야말로 신기루처럼 아차 하는 순간 연기처럼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유리관 속에 전시된 천마도 원본

 

그래서 천마도장니가 출토되자 곧바로 햇볕과 공기를 차단하고 응급처치를 한 후 국립박물관 보존처리실로 옮겼다. 박물관에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채색그림인 천마도가 손상되지 않도록 밀폐한 후 빛이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수장고에 보관했다. 발견 당시 어물어물했거나 도굴이 되었다면 우리는 이 천마의 그림을 영원히 볼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5~6세기에 만들어진 천마도는 불을 내뿜으며 하늘을 나는 백마의 기상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이 그림은 뻗어나가던 신라의 기상을 잘 나타내고 있을 뿐 아니라 현존하는 신라 최고의 그림으로 신라미술의 대표성을 갖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무덤의 주인공을 알 수 있는 유물이 출토되지 않아 학술적인 이름을 마련해야 했다. 논의 끝에 천마총(天馬塚)으로 이름 지었다. 즉 '신라미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천마의 그림이 출토된 큰 무덤'이란 이름을 붙인 것이다. 천마도장니(국보 207호)는 발굴된 이듬해인 1974년 10월 21일부터 12월 26일까지 출토 당시 응급 보존처리한 밀폐된 상태로 특별전을 통해 일반에게 공개됐다. 그 후 1998년 테마 전시 때 10여일간 하루 30여분씩 또 한 차례 공개했을 뿐인 이 귀중한 유물을 올해 우리나라 박물관 설립 100주년 기념 특별전을 통해 다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조유전   경기문화재연구원장·
             전 경주고적발굴조사단장

          직업 : 전문직업인(연구원)

          학력 : 동아대 대학원 고고학 박사

             단국대 대학원 고고학과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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