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3일 일요일

[건강] 비만, 미인을 만드는 잠의 비밀

[건강] 비만, 미인을 만드는 잠의 비밀   “많이 잘수록 날씬해진다”

“미인은 잠꾸러기”라는 말 아시죠? 십수년 전 어느 화장품 광고의 카피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잠을 잘 자는 사람이 피부도 좋다는 뜻이었습니다. 반대로 ‘소가 된 게으름뱅이’ 같은 전래 동화에서는 잠을 많이 자는 사람이 뚱뚱하고 게으른 사람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잠꾸러기는 피부는 좋지만 뚱뚱한 사람일까요? 최근 잠을 많이 잘수록 더 날씬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소개하려고 합니다

 

미국 컬럼비아 의대에서 32~59세 성인 남녀 1만8000명의 수면시간과 비만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수면시간이 적을수록 비만일 확률이 높았다고 합니다. 의학적으로 잠을 자면 지방을 분해하는 성장호르몬이 분비되지만 깨어 있으면 ‘코티졸’이라는 각성 호르몬이 나와 지방을 체내에 저장합니다. 잠을 적게 자는 사람보다 많이 자는 사람이 더 날씬한 이유입니다. 특히 수면시간이 4시간 이하인 사람은 하루 7~9시간 정도 자는 사람보다 비만 확률이 7배나 높고 수면시간이 5시간인 사람은 5배, 6시간인 사람은 2배 정도 높았다고 합니다. 결국 한 시간 덜 잘 때마다 비만 확률이 30% 가까이 높아지는 겁니다. 이제 “10분만 더 자겠다”는 사람을 꾸짖을 수 없겠지요?

이러한 연구 결과는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 도야마(富山) 연구팀은 수면 시간이 9시간 미만인 3세 아동은 수면시간이 11시간 이상인 아동에 비해 중학교 1학년이 됐을 때 비만이 될 확률이 1.6배 가까이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수면 시간이 11시간 이상이었던 3세 아동 중 중학교 1학년이 될 때까지 비만이 된 경우는 약 12% 정도였다고 합니다. 반면 수면시간이 9시간 미만인 아동 중 20%가 비만이 돼 수면 시간이 짧을수록 비만 발생률이 커진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또한 잠 자는 시간이 오후 11시 이후인 3세 아동의 비만 발생률은 9시 이전에 잠드는 아이들에 비해 1.23배 높았습니다.

물론 무조건 많이 잘수록 살이 빠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나친 수면은 건강을 헤칠 수도 있으니까요. 수면의 질도 중요합니다. 한번 잠들었을 때 깨지 않고 푹 자는 것이 건강한 수면입니다. 수면 시간이 평균보다 짧고 취침시간이 늦은 사람이 살 찔 확률이 높은 것입니다. 실제로 이런 사람들은 대개 야식을 즐기고 아침식사는 거르는 편입니다. 또한 텔레비전 시청시간은 길고 운동량은 많지 않은 ‘게으른 생활패턴’이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건강한 생활습관에서 멀어지는 것이지요. 특히 수면 부족은 교감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인슐린 기능이 떨어져 고혈압이나 고혈당 증세까지 불러올 수 있습니다. 잠들어있는 동안 다이어트와 피부·건강관리가 한번에 이뤄진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 윤장봉 | 중앙대 의대 졸업. 신경정신과 전문의, 국제미용학회 정회원, 대한비만체형학회 공보이사, 트리니티클리닉 명동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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