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3일 일요일

[건강] 비만, 굶고 매일 운동해도 살이 안 빠지는 이유

[건강] 비만, 굶고 매일 운동해도 살이 안 빠지는 이유
며칠 전 친구가 술자리에서 “다이어트나 금연에 성공한 사람과는 결혼하면 안 된다”면서 “담배를 끊고 살을 뺄 정도로 독한 사람들은 평생을 함께할 반려자로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그런 게 어디 있느냐”며 웃었지만 의사인 저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금연도 실천하기 어렵지만, 특히 다이어트는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거든요.

실제로 “이번에는 꼭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고 큰소리 쳐놓고 실패한 사람을 많이 봤습니다. 그들은 “나는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라거나 “하루에 한 끼만 먹는데 살이 안 빠진다”고 핑계를 댑니다.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 따로 있는 걸까요? 체질적·유전적 기질 탓에 살이 찔 수도 있지만, 대개 비만은 잘못된 식사습관 및 신체 활동과 관계가 깊습니다. 때문에 무작정 굶는 것보다 살이 찌는 원인을 파악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잘못된 다이어트 방법을 계속 반복하다가는 살은 빠지지 않고 오히려 지치기만 합니다. 특히 입소문만 듣고 따라하다가는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올바른 다이어트 방법은 무엇일까요? 현재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면 바르게 살을 빼고 있는지 한번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 일러스트 이경국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에 어떤 음식을 즐겨 먹었는지 생각해 봅시다. 폭식하거나 과식하는 습관이 있었나요? 피자·햄버거·케이크·치킨 등 칼로리가 높고 흡수는 빠른 음식을 자주 먹었나요? 만약 그렇다면,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음식 양을 갑자기 줄이지는 마세요. 더 많은 음식을 몰아서 먹을 수도 있습니다. 대신 다이어트 하기 전과 똑같은 양을 먹되 칼로리가 낮은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열량은 낮지만 단백질과 비타민, 무기질이 풍부한 음식으로 대체해서 포만감을 주는 겁니다.

“나는 밥보다 과자가 좋다”고 말하는 여성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옵니다. 다이어트를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군것질을 즐기는 사람들은 “별로 먹지도 않았는데 살이 찐다”고 푸념을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음료수, 과자, 빵, 떡 등은 밥보다 칼로리가 더 많기 때문에 주식처럼 먹다가는 후회할 수밖에 없습니다.

식습관을 바르게 고쳤다면 운동량도 체크해봐야겠지요? 비만클리닉을 찾아와 “하루에 한두 시간씩 꾸준히 운동을 해도 몸무게가 줄지 않는다”고 울상 짓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운동시간을 제외하고는 별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살이 빠지지 않는 겁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부산하게 움직이는 사람은 가만히 앉아있기를 좋아하는 사람에 비해 하루에 800㎉ 이상을 더 소모한다고 합니다. 마음 먹고 운동하는 것보다 몸을 자꾸 움직이는 습관이 더 중요한 것이지요.

다이어트는 어렵습니다. 먹는 즐거움을 빼앗기고, 하기 싫은 운동도 해야 하고…. 참 고통스러운 일이지요. 그러니 잘못된 방법으로 다이어트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세요. 적절한 진단과 처방을 받으면 효과적으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을 겁니다.


/ 장지연 | 경희대 의대·의과대학원 졸업. 대한비만체형학회 회장. 경희대 의대 가정의학과 외래교수. 디올클리닉 원장.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