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3일 일요일

건강] 비만, ‘날개살’,‘머핀살’… 어떡할까

건강] 비만, ‘날개살’,‘머핀살’… 어떡할까?    골칫거리 특정 부위 비만

 

얼마 전 잡지에서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신체 부위에 관한 글이었는데 생전 처음 듣는 신조어들이 수두룩하더군요. 혹시 들어보셨나요? 날개살, 머핀살, 러브 핸들…. 흔히 날개살은 팔의 삼두박근 부위에 지방이 쌓이면서 밑으로 늘어진 부분을 말합니다. 실제로 어떤 환자분은 진료실에서 양팔을 아래 위로 흔들며 “선생님, 저 이제 곧 날아갈 것 같아요, 날개가 돋아나고 있어요”라고 농담을 하시더군요. 한참 웃고 말았습니다.

외국에서는 청바지 위로 불룩 나온 옆구리 살을 머핀살이라고 부릅니다. 잘 구운 머핀처럼 볼록하게 튀어나왔기 때문이랍니다. 이 부위를 ‘러브 핸들(love handle)’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연인들이 허리에 손을 두르면 닿는 부분이라는 뜻입니다. 그 뜻은 매우 낭만적일지 모르지만 실제로 거울에 비쳐진 옆구리 살은 낭만과는 거리가 멀지요. 우스갯소리로 ‘배둘레햄’이라고도 부르지만 뜻으로 보면 ‘비어 밸리(Beer belly)’라는 표현이 정확한 듯합니다. 음주로 인해서 뱃살이 생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비어 벨리’라는 이름의 상품이 팔리고 있다는 거 아시나요? 복대 모양의 휴대용 술통인데 옷 안에 두르고 필요할 때 빨대로 빨아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정말 기막힌 상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앉아서 근무하는 시간이 늘어나다 보니 여성들은 “엉덩이 라인이 없어진다”고 하소연을 합니다. 허벅지 바깥쪽과 엉덩이의 연결 부분에 지방이 쌓이기 때문이지요. 얼마 전 병원에 온 환자는 “선생님 제 몸매가 비너스 같아 고민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아니, 비너스 같은 몸매가 고민이라니…. 그 환자는 오스트리아의 발렌도르프 지방에서 발견된 2만년 전의 토기 유물 비너스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랫배에 닿을 듯이 늘어진 젖가슴과 3중으로 주름이 지는 복부, 엉덩이와 구분이 안될 정도로 굵은 허벅지의 여인상이 바로 발렌도르프의 비너스입니다. 지금 보면 몸매가 엉망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시에는 다산과 부의 상징이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몸매를 가리키는 표현만큼은 재미있지만 실제 모습은 결코 즐겁지 않습니다. 게다가 특정 부위에 지방이 축적된 경우 몸무게가 줄어든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골칫거리지요. TV 속 연예인을 보면서 지방흡입을 고민하는 여성 중에는 아직도 ‘비만치료’와 ‘체형교정’을 혼동하는 분이 많습니다. ‘비만치료’는 건강을 위협하는 과(過)체중을 줄이고 건강을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체형교정’은 몸의 라인을 예쁘게 만드는 성형의 일종으로 봐야 합니다. 자신의 몸 상태를 확실히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것, 잊지 마세요.


/ 윤 장 봉 | 중앙대 의대 졸업, 신경정신과 전문의, 국제미용학회 정회원. 대한비만체형학회 공보이사, 트리니티클리닉 명동점 원장.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