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 비만, 지방흡입술로 쉽게 살 뺀다? 부작용으로 더 고생할 수 있다
얼마 전 중학교 교복을 입은 여학생이 엄마 손을 잡고 비만 클리닉에 들어섰습니다. 다짜고짜 “지방흡입수술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당찬 여학생. 옆에 서있는 엄마는 탐탁지 않다는 표정이었습니다. 우선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 노력은 해봤느냐”고 물었더니 “계속 다이어트를 했지만 살이 안 빠진다”며 인상을 찌푸렸습니다. 몇 가지 질문을 더 해봐도 결론은 “지방흡입수술이 하고 싶다”는 것. 쉽게 살을 뺄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현대식의 지방흡입수술은 시작한 지 불과 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0여년 전에 처음 도입됐지요. 지방흡입수술은 지방을 제거해 몸매를 아름답게 해주는 미용 목적의 수술입니다. 비만치료나 체중감량을 위한 수술이 아닙니다. 수십㎏씩 지방흡입으로 살을 빼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대량의 지방을 흡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내 몸이 어떤 상황인가에 따라 지방흡입수술 효과도 천차만별입니다. 가장 효과가 좋은 사람은 비만인 사람이 아니라 적정한 체중을 가지고 있지만 어느 특정부위에 지방이 축적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서 몸무게는 적당한데 허벅지나 팔뚝과 같은 부위가 유난히 두껍다면 지방흡입수술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비만인 경우에도 지방흡입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 심리적인 효과지요. 복부에 지방이 많은 환자가 지방흡입수술로 복부의 둘레가 변했을 때, 이후의 체중감량에 자신감을 가진다면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것이 훨씬 쉽다는 겁니다.
그러나 지방흡입수술의 단점이나 위험성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유럽의 경우 1년에 30만명 이상이 지방흡입수술을 하는데 그중 20% 정도는 부작용으로 재수술을 받는다고 합니다. 수술 부위가 울퉁불퉁해진다거나 피부가 착색되는 것이 대표적인 부작용입니다.
비싼 돈을 들여 지방흡입수술을 하는 것이 아름다운 몸매를 갖기 위한 최선의 방법일까요? 지방흡입수술은 비용부담뿐 아니라 부작용의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후회가 없습니다. 또한 지방흡입수술을 했더라도 영원히 살이 찌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아름다운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지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내 몸을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말고 오늘도 열심히 운동하세요.
/ 장 지 연 | 경희대 의대·의과대학원 졸업. 대한비만체형학회 회장, 경희대 의대 가정의학과 외래교수. 디올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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