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막 끝낸 지난달 21일 오전 9시께.
평택시청소년문화센터 2층 회의실로 20여명의 청소년과
말쑥한 정장 차림의 어른들이 모여들었다. 얼핏 보기에
어울리지 않는 이들은 문화센터 내 청소년 자치기구인
십대기획단의 이수정 단장, 영상단 RG 나희수 단장 등
청소년 10여명과 평택시의회 김준배 의원과
정영란 의원(정영아 의원은 나중에 합류),
문화센터 조인진 센터장과 두 명의 과장, 시청 가정복지과
청소년팀 이계영 팀장, 무봉산청소년수련원 박준규 원장,
그리고 동행 취재에 나선 본지 기자 두 명.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다. 이 사람들이 모인 것은 도내 타 시ㆍ군의
시설과 운영 및 활동 상황을 둘러보면서 우리시
청소년문화센터의 발전방향을 고민해 보자는 뜻에서
청소년문화센터가 마련한 투어였다.
이날 둘러본 곳은 경기 남부지역 3곳의
청소년문화센터였다.
먼저 들른 곳은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정자청소년수련관.
이곳은 자체 인터넷 방송국으로 유명한데, 제대로 된 영상
및 녹음 스튜디오 두 곳과 편집실, 고가의 장비를 갖추고
자체 제작한 영상물과 생생한 목소리를 ‘상상TV’와
‘상상FM’을 통해 방송한다. 또 어린이 도서관과
음악실 등을 갖추고 28명의 직원이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평택시청소년문화센터보다 규모는 작지만
운영예산 20억원(평택시는 3억원 지원, 정직원 7명)
전액을 구청으로부터 지원 받으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두 번째로 간 곳은 군포시청소년수련관.
이곳은 무엇보다 입지조건이 뛰어나다. 전철 1호선과
시청이 50미터 이내에 있는 노른자위 땅에 위치해 있다.
시청에 청소년과를 둘 정도로 청소년분야에 관심이 많던
전임 시장이 금싸라기 땅을 내줘 2004년 6월에 개관했다.
이곳은 무엇보다 다양한 활동으로 이름이 높다. 공간도
각종 그룹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치돼 있다. 청소년극장,
문화감성실, 창작실, 4곳의 동아리방, 음악실과 어학실,
상담실, 전통문화교육실과 각종 체육활동장, 다목적 체육실,
수영장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그러나 이곳이 특징을 잘 나타내는 공간은 문화광장
‘기쎄’와 성문화센터이다.
‘기쎄’에서는 맨 발로 돌아다니며 책을 읽고 토론을 하거나,
영화를 감상하고, 보드게임을 즐기고, 인터넷 검색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있다.
성문화센터에서는 성과 관련된 교육과 토론이 솔직하게(?)
표현되는 곳이다.
규모는 정자청소년수련관과 마찬가지로 평택시에 비해
작지만 예산은 평택시보다 더 많이 지원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지난해 12월 개관한
의왕시청소년수련관이다.
인구 14만명, 청소년수 2만명에 불과하지만 전통문화,
환경소비, 방재 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있다.
직원 23명에 시 예산 7억5천만이 지원되고 있다.
이들 시설을 둘러보는 동안 청소년과 시의원들은 자료와
설명을 꼼꼼히 보고 들으며, 질문을 하는 등 열심이었다.
이정민 십대기획단 부단장은 “사실 활동의 방향도 잘 모르고
열심히 하지도 못했는데, 이번 방문으로 새로운 활동
방향을 고민하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김준배 시의원은 “그 동안 청소년분야에 관심은 많았지만
실제로 타 지역의 시설과 비교할 수 있는 기회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우리시가 시설은 가장 훌륭하지만 보완해야
할 점도 많아 의정활동을 통해 고쳐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대체적으로 우리시의 청소년 시설이
훌륭하지만, 활동 프로그램은 다소 부족하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이들 시설에 지원하는 예산의
차이가 활동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기도 했다.
군포시청소년수련관 이성균 관장이 평택시 방문단을
배웅하며 툭 던진 말. “농부의 따스한 손길이 닿는 만큼
농작물이 자라듯, 청소년도 시민이 애정을 가지고 관심을
가지는 만큼 예쁘게 자라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어요.”
평택시민신문 이철형기자
2007년 03월 07일 (3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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